Updated : 2025-07-15 (화)

[김형호의 채권산책] Averaging Down (물타기)

  • 입력 2025-07-14 09:0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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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채권과 주식의 Trading전략(매매전략)은 크게 Contrarian전략과 Momentum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투자관련 책에서 Contrarian전략은 추세 역행(逆行)전략, Momentum전략은 추세 순응(順應)전략으로 소개되어 있다.

Contrarian전략은 자산가격의 고점과 저점을 알고 있을 때(또는 고점과 저점이 있다고 믿을 때) 유용한 전략으로 “고점 근처에서 매도하고 저점 근처에서 매수”하는 전략이다.

주식의 가치투자(value investing)와 채권투자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Momentum전략은 자산의 가치보다는 Trading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주식의 성장주(growth stock)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다.

2020.6.17일 2,400억원 발행한 현대로템30CB의 전환가는 9,750원이었다.

발행일 이후 주가가 15,000원 수준에서 형성되어 CB투자자들은 발행회사의 콜옵션 때문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동 채권은 Parity 140%(주가 13,650원) 이상이면 발행사의 콜옵션(call option on the bond) 행사가 가능한 조건으로 발행되었다.

당시 현대로템을 9,750원에 매입(CB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20,000원 ~ 30,000원에 매도한 투자자는 상당히 만족했을 것이다. (필자 회사는 25,000원 수준에서 매도)

2025.7.11일 현대로템 주가(종가)는 184,800원으로 5년 동안 약18배 상승했다.

필자 주변에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있는데, Contrarian전략으로는 달성 불가능한 수익률이다.

가격이 상승”할 때는 Momentum전략에 따라서 추격매수 또는 장기 보유하거나, Contrarian전략에 따라서 차익을 실현(profit taking)하는 것 모두 즐거운 상황이다.

매입 후 “가격이 하락”하면 Momentum전략에 따라서 손절매(loss cut)해야 하나? 아니면 Contrarian전략에 따라 물타기(averaging down)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이때는 자산가격의 “고점”과 “저점”을 추정할 수있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야 한다.

오직 금리에만 영향을 받는 국공채(국고채)는 금리 고점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물타기를 하면 좋다.

국공채는 만기에 원리금 지급이 확실하기 때문에 금리가 무한정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없다. (pulls toward Par)

2022년과 2023년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경우 4%가 고점(가격 저점) 수준이었다.

3.50%에 매입해서 4.0% 수준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 평가손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Averaging Down하는 것이 주효했다.

비우량 등급(BBB+이하) 회사채 가격은 금리보다는 신용위험에 더 영향을 받는다.

엔켐14CB를 예로 들어보자.

발행일에 9,100원에 매입한 투자자는 2년간 세후 연7.50%를 실현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이후“채권가격이 하락”해서 상당한 평가손이 발생했다.

2025.7.11일 7,900원에 매입하고 증권회사 수수료 23.70원(0.30%)을 지급할 경우 YTP는 세후 연22%이다.

이 종목의 물타기(averaging down)는 어떨까?

엔켐의 신용위험으로 판단해야 한다.

2025년1분기 부채비율이 100% 이하이기 때문에 재무구조는 건전하지만,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적자가 발생해서 향후전망은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도나지 않으면 원리금이 상환되니까 부도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25.6.30일과 2025.7.1일에 사모CB 32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되어 재무구조가 소폭 개선되었다.

2025.7.11일 기준, 잔존 CB는 11회 18억원(자기사채로 추정), 13회 200억원, 14회 2,381억원이다. (잔존 CB(시장성 차입)는 약2,600억원)

신용평가등급은 BB+(negative) (NICE 2025.6.23, KR 2025.6.30)이다.

동사의 신용위험은 매 분기마다 공시되는 재무정보와 공장가동률을 보고 판단할 수 있지만, 투자는 “현재시점에서 미래를 매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추정이 필요하다.

정상적으로 원리금을 상환할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니까, 워크아웃과 회생절차에 들어갈 경우의 회수율을 추정해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워크아웃은 50~75%, 회생절차는 30~50% 수준 회수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워크아웃이라면 채권가격 5,000원~7,500원에서 적극적인 물타기(averaging down)가 가능하다.

몇 분기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동사의 자본시장 차입금(CB 약2,600억원)은 차환발행(공·사모 CB 등), 유상증자 등으로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두산중공업48회(현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인프라코어31회(현 HD현대인프라코어), 2022년 CJ CGV32CB, 35CB 가격이 모두 8,000원 수준으로 하락했었다.

이들 종목은 부도 위험이 낮다고 판단해서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적극적인 물타기(averaging down)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실현(또는 평가익)했다.

엔켐14CB는 영업실적개선, 유상증자, 주가상승 등을 Triggering Point로 활용하면 좋겠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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