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29일 "트럼프 관세정책에 따라 한국 수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류진이 연구원은 "한국의 4월 수출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5월 1일 한국의 4월 수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류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은 4월초(해방의 날)를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 수출액도 1~10일과 10~20일 사이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1~10일까지 한국 수출은 전년동기비 13.6% 증가했으나 20일까지 기준으로는 5.2% 감소로 전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미 수출의 경우 0.6% 감소로 보합 흐름을 보이다 11~20일 기간 동안 급감해 20일 기준 전년동기비 14.3%까지 감소했다.
그는 "수출의 경우 월말로 가며 점차 증가하는 패턴이 있는 만큼 11일 이후의 수출 급감은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직접 관세를 납부하는 것은 미국의 수입업체 측이다. 미국 수입업체가 수입을 결정하면 상품이 미국의 세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수입하는 상품의 종류, 국가 등에 따라 관세율이 부과되고 결정된 관세율을 기준으로 수입업체가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이때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는 3가지로 (a) 관세를 모두 수입업체가 흡수하거나, (b) 수출기업과 가격 협상을 통해 관세를 일정 부분 전가하거나 (이 경우 수입가격이 전가하는 관세율만큼 하락하게 됨), (c) 미국 시장에서 판매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관세율이 정해져야 수입업체 또한 관세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수출 기업과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부터 기업들은 일정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고를 적극적으로 비축했다.
이런 가운데 상호관세가 발표되었다 다시 유예됐다. 극심한 정책 불확실성에 한국 수출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의 수입업체 또한 의사결정에 난항을 겪었을 것이며, 이에 따른 여파가 한국 수출에 바로 반영되면서 4월 수출의 변동성을 키웠다.
류 연구원은 "선제적 재고 비축 수요는 상품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언론에서 중국 기업 쉬인과 테무가 이번주 들어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면서 "이번 가격 인상 대상 품목들이 전형적인 저부가가치 품목들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품목들에서는 선제적인 재고 비축 수요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수출에서도 저부가가치 상품들의 경우 관세에 따른 수출 감소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부가가치 상품 비중이 높은 한국은 단기적으로는 유리하나 하반기 수요 공백은 우려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2분기 한국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는 전분기의 96.1에서 추가로 하락한 84.1을 기록했다(EBSI가 100 미만일 경우 전분기대비 수출 경기 둔화를 의미한다).
그 가운데 반도체, 선박,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생활용품에서만 EBSI가 100을 상회하며 2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류 연구원은 "2분기 선제적 재고 축적 수요는 전항목으로 확산되기 보다 일부 품목에 한정된 형태로 나타나며 상품별 수출 경기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4월에는 월중 정책 변화가 극단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노이즈가 있겠으나 2분기(상호관세 유예 종료인 7월초까지)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으로 수출이 이어지며 관세에 따른 수출 감소 효과를 일부 상쇄시켜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실제로 물동량도 4월 10~20일 사이 기간 급감한 후 곧바로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났음을 감안할 때 글로벌 교역이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가 연초 대비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 축적이 진행되고 나면 이후 나타날 수요 공백은 수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며, 하반기 수출의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 수출, 트럼프 관세정책 따라 변동성 극대화...상품별 수출경기 차별화 심화 - KB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