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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ECB, 기준금리 25bp 낮춰...7월 인하는 불투명

  • 입력 2024-06-07 07:36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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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3대 정책금리인 기준금리(Refi·재융자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4.25%, 3.75%, 4.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보다 모두 0.25%p 내려간 숫자다.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약 8년 만이며 예금금리 인하는 2019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ECB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작년 9월 회의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작년 10, 12월 그리고 올해 1, 3, 4월까지 다섯 차례 연속으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이번 6월 회의에서 약 5년 만에 금리를 내린 것이다.

ECB는 성명에서 "이후 금리 결정은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하는 투자자와 세계경제에 중요한 순간이다. 이는 최근까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변곡점이며 높은 차입비용에 직면해 투자를 자제해 온 가계와 부채가 많은 정부 및 기업에 구제책이 마련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또한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ECB와 연준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고, 미국과 유럽 간 차입비용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유럽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이 격차는 특히 유럽 정책 입안자들의 업무를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최근 경제지표에 따르면, 유럽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임금과 서비스 부문에서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유로존의 근원 CPI는 4월 2.7% 상승에서 5월 2.9% 상승으로 가속화됐다. 미국 근원 CPI는 4월 3.6% 상승으로 둔화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내년까지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더 높게 수정됐다. 올해 인플레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5%로, 내년은 2.0%에서 2.2%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그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이후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CB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를 계속 낮출 가능성은 높지만, 매우 불확실한 것은 인하 속도와 소요 기간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라가르드를 비롯한 ECB 관계자들이 6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던만큼 최근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결과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더크 슈마허 전 ECB 정책위원은 “ECB는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했다.

한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ECB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시나리오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강세를 낮추고 수입비용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높일 위험도 상존한다.

이는 견조하게 성장하는 미국 경제보다 경기 부양이 더 절실한 유럽에서 추가적인 양적 완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지난 2년간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뚜렷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줬다. 2022년 말부터 경제가 크게 침체된 유럽은 올들어 1분기 성장이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유럽 남부는 부분적인 관광 붐으로 인해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과 유럽은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타이트한 노동 시장을 반영하고 있다. 임금은 유로존 서비스업 인플레이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년 11월 이후 연간 약 4%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연준은 ECB와 같은 궤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ECB가 각각 0.25%p로 6차례, 연준이 각각 0.25%p로 6~7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1분기 미국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기대가 무너졌다. 미국 물가는 올해 첫 4개월 동안 연간 4.1% 상승했고,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14일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순탄한 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진 못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예상했던 것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 노동시장과 경제 활동 관련한 지표들은 연준이 올해 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만큼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시급성이 거의 없음을 시사한다.

미국경제 기초 수요를 측정하는 개인 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는 지난 1분기 2.8%의 견조한 증가율을 나타냈다. 미국경제는 계속해서 일자리를 늘리고 있으며, 4월 실업률은 3.9%로 역사적 기준에서 낮은 수준이다. 임금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연준 관계자들은 말한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본적인 경제 역동성 면에서는 유럽보다 미국이 여전히 훨씬 더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일부 ECB 정책위원들은 라스트 마일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대변인에 따르면,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인하 결정에 반대했다. 홀츠만 총재는 성명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은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취리히 EFG은행의 스테판 게를라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이번에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논쟁의 초점이 이제 '인하를 해야 하는가’에서 ‘금리 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로 옮겨졌다"며 "개인적으론 ECB가 커뮤니케이션을 약간 망쳤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으며, 그들은 미래를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전략가인 바실레이오스 그키오나키스는 “앞으로 ECB가 신뢰를 얻으려면 매우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신뢰를 얻기 위한 기준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파월과 제이미 러쉬 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ECB는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도 비용 상승 압력에 대한 불편함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7월 금리인하를 중단하고 9월에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다만 인하 시점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Natixis SA의 금리 전략가인 테오필 르그랑은 "이번 경제전망 수정으로 추가 금리 인하의 여지를 제한할 수 있는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스토리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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