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0-05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부채협상 타결이 뒷받침하는 美 추가 금리 인상

  • 입력 2023-05-30 11: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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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거의' 타결된 가운데 이 재료가 금리 인상과 시장금리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는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기 전에 무난히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하원이 31일 합의안 표결에 나서고 이를 통과하면 상원과 백안관 승인 과정이 이어진다.

■ 부채한도, 일단 의회 통과 예상

주말 미국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은 2025년 1월까지 부채한도를 유예하기도 했다.

대신 2024년 회계연도(23년 10월-24년 9월) 비국방분야 지출을 2023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2025년 회계연도는 최대 1% 증액, 그리고 코로나19 미집행 예산 환수 등을 합의했다.

복지 수혜자의 근로 요건 강화, 국세청 조사 예산 삭감 등에도 합의한 가운데 의회 표결을 남겨뒀다.

X-date(6월 5일)까지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이런 내용은 국회 상,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공화당 강경파 등이 반발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말처럼 의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갈등 양상을 봤을 때 깔끔하게 의회를 통과할지는 모르겠다. 양당 강경파의 입김 때문에 푸닥거리가 한 번 더 있을 수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기엔 아직 시기상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부채한도 협상 타결...금리 되돌림 vs 수급 부담

일단 그간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금리를 끌어올렸다는 측면에서 이번 타결이 금리 되돌림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디폴트 우려로 6월초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채 금리가 장중 7%를 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상 타결을 금리를 안정시킬 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신평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으나 예상대로 타결 쪽으로 분위기는 잡혔다.

하지만 부채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금리 되돌림만 예상되기도 곤란하다.

부채한도 협상 타결로 미국 재무부는 T-bill을 발행하게 되면 채권 수급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T-bills 발행으로 연준 지급준비금 감소보다는 역레포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이 위축되는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 부채한도 협상 타결...경기 둔화에 힘 실어주는 측면도

백악관과 공화당의 부채한도 타결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확대 규모가 늘어나는 데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이 경기와 물가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진단들도 제기된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 지점으로 다가왔지만, 추가적인 통화 긴축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재정정책도 이전보다 긴축적인 모습을 띈다면 경기와 물가 둔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인 것이다.

JP 모간의 마이클 페로리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 기간엔 재정승수가 통상적으로 오른다"면서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재정지출 축소는 GDP와 고용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부채한도 협상 타결...부채문제 처리 후 통화정책 경계감으로 시선 이동

부채한도 협상 타결로 연준의 '무난히' 금리를 더 올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보인다.

정치권의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재정정책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통화긴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채 문제가 일단락되지만 물가 상승률이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일각에선 연준이 6월에 이어 7월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지난주 후반 발표된 미국의 4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비 4.4%, 전월비 0.4% 올라 3월 수치(4.2%, 0.1%)를 웃돌았다.

특히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7% 올라 전월치이자 전망치인 4.6% 상승을 상회했다. 전월비로는 0.4% 올라 예상치인 0.3%를 웃돌았다.

금리선물시장은 6월 FOMC의 25bp 인상 가능성을 절반 이상으로 반영하는 등 경계감을 높였다.

부채한도 문제의 고비를 넘어서는 가운데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통화긴축 문제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계감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부채 문제가 일단락되는 가운데 이젠 고용지표가 관건"이라며 "만약 이 데이터마저 예상을 웃돌게 되면 미국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최근 금리 급등으로 저가매수 메리트가 커졌다"면서 "하지만 미국 부채 문제가 예상대로 해결책을 찾는 가운데 연준이 예상보다 긴축 사이클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부채협상 타결에 따른 정부 지출 축소는 인플레 압력을 완화시켜 금리인상 압력 자체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 파월이 강화시켰던 금리동결 기대감, 무산되나

지난 5월 1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은행시스템의 불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당시 파월의 이 발언은 6월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실물경제 지표가 재차 나아지고 물가는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60%대로 올라갔다.

결국 다시 긴축 종료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지표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8% 급증하고 실질 개인소비지출도 0.5% 늘어났다"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위기에 따른 신용위축 불안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소비지출은 꺾일 듯 꺾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4월은 특히 서비스 지출뿐만 아니라 내구재 소비도 3개월 만에 1.6% 증가로 전환했다.

이 연구원은 "소비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일 수 있던 배경에는 개인소득내 비중이 가장 높은 근로소득의 꾸준히 증가가 있다"면서 "고용시장 수급불균형이 점차 완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타이트한 상태를 지속하면서 1~4월 가계의 근로소득은 전년비 5.6% 늘었다"고 지적했다.

소득과 소비의 선순환이 지속되면서 통화긴축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고 있는 국면이라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둔화가 예상에 못 미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긴축 경계감을 재차 강화시켰다.

4월들어 재화 수요가 늘고 근원 재화 물가의 상승 속도가 다시 빨라지면서 긴축 경계감을 키웠지만, PCE 지표가 나오기 전부터 우려를 키우는 요인들도 잠재해 있었다.

이 연구원은 "근원물가와 함께 물가의 기저를 보여주는 댈러스 연은의 절사평균PCE물가지수도 4% 중후반대를 유지하며 고물가가 고착화되고 있다. 5월 미시간대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이 전월 3.0%에서 3.1%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디스인플레 국면에서 중기 기대인플레이션의 반등은 경제주체들이 물가가 빠르게 내려오기 힘들다는 점을 점차 인지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면서 긴축강도에 대한 시장 기대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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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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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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