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19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BOC·BOK, 금리인상 중단과 경기악화 점검...그러나 너무 빠른 채권시장?

  • 입력 2023-01-26 13:4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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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25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4.50%에 맞춘 뒤 '당분간 인상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400bp 인상한 캐나다는 올해 첫번째 금리결정회의에서도 25bp를 인상했다.

캐나다는 8차례 연속, 금리를 425bp 인상한 뒤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제 캐나다는 G10 국가들 중 가장 먼저 긴축 기조를 중단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와 경기를 둔화시켰으며, 현재는 몇몇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인상을 멈추고 높아진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태세다.

캐나다와 함께 한국도 금리인상 중단 후 '상황을 살피려는' 국가에 속한다.

한국은 이날 나온 4분기 GDP를 통해 경기 둔화를 확인했다.

■ BOC, 인상 멈추고 '나빠지려는' 경기 상황 살피기로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25일 통화정책방향 성명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만약 경제상황이 전망 수준에 부합한다면 기준금리를 425bp 인상한 데 따른 영향력을 평가하면서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너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높였다"고 했다.

그는 "이제 금리인상을 멈추고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데 있어서 충분히 제약적인지 여부를 평가할 시간"이라고 알렸다.

그는 "캐나다 경제 성장세는 예상보다 견조하다. 경제 전반에 수요초과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다만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특히 가계지출을 낮추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BOC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없다고 못을 박은 건 아니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빨리 나온 금리인상 종료 신호에 놀랐다. 그러면서 연말 정도엔 인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강해졌다.

캐나다10년물 금리는 5.56bp 하락한 2.7922%, 2년물은 8.64bp 속락한 3.5676%를 기록했다.

■ BOK, 4분기 마이너스 성장 확인...1분기 연속 마이너스 여부 '모르겠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4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0.4% 감소해 지난 2020년 2분기(-3.0%) 이후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2020년 2분기는 코로나 사태 여파로 큰폭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때다.

정부소비, 건설·설비 투자 등이 늘었으나 수출, 민간소비 등이 부진해 GDP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돌린 것이다.

민간소비는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 등) 및 서비스(숙박음식, 오락문화 등) 소비가 줄어 0.4%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 1차 금속제품 등이 줄어 4.6% 감소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2% 늘었고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물건설 등을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2.3% 증가했다.

수출 부진 여파가 두드러지면서 경제활동 측면에서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1% 감소했다.

이제 올해 1분기가 관건이 됐다.

한은이 이미 11월 성장률 전망(1.7%)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한 가운데 4분기의 경기 악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1분기도 마이너스를 보일지가 관심이다.

황상필 경제통계국장은 이에 대해서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황 국장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일지, 플러스일지 지금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분기 부진 여파에 따른 올해 경기 상황 악화 가능성과 함께 마이너스 전환 뒤 재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3년 수치에 대해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조사국 전망을 참고해 달라고 했다.

■ 한국 4분기 성장률 -0.4% 이후...올해 0%대 성장 가능성도 제기

2023년 성장률에 대한 한국은행의 11월 전망치는 1.7%였다. 하지만 한은은 최근 금통위 등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내릴 것이라고 했다.

결국 각종 전망기관들의 전망치가 1%대 초중반 쪽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특히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확인한 뒤 1%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점까지 대두된다.

하건형·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모두 성장 동력 약화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대외 측면에서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은 리오프닝 효과가 마무리되기 시작한 반면 긴축 충격은 본격화된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유입은 1분기 말부터 시작되겠으나 세계 소매판매에서 중국 비중이 대략 20%로 세계 수요 둔화 추세를 거스르기 어렵다"며 "대내적으로 소비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결국 한국은 리오프닝 수요 약화 속에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마이너스 자산 효과, 이자비용 급증 등 지난해 단행한 금리인상 후폭풍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원들은 "투자 역시 이연된 물량 유입이 마무리된 이후 공백기에 접어든다. 한국은 대내외 리오프닝 수요 유입에 힘입은 고성장세가 마무리됐다"며 "금년 전기 대비 평균 0% 초반 성장 속에 연간 성장률은 1%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 정부도 '상반기는 어렵다'...그러나 정부·한은, 하반기 '경기개선' 쪽으로 말 맞춰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6일 아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최근 전세계적으로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도 이에 따른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까지 겹쳐 4분기 GDP가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총리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부총리는 우선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우리 경제도 점차 회복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부총리는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4분기 성장률은 -1.1%로 우리보다 더 악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1분기의 경우는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총리는 정부의 역할을 거론하면서 성장률 플러스 전환에 일단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총리는 "상반기 경기보완을 위해 340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규제혁신, 세제금융지원 등을 통해 올해 경제회복의 돌파구인 수출·투자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UAE 순방 성과가 조속히 가시적인 수출·투자로 이어지도록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UAE는 최근 국부펀드 등을 통한 300억불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과 UAE는 61억불 규모의 산업협력 MOU도 체결했다.

한은 역시 하반기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은은 많은 경기전망기관들이 경기가 상반기에 고전하지만 하반기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민간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올해 들어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국장은 그러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 개선 기대는 중국 리오프닝, 세계경기 하반기 개선, 반도체 과잉공급 완화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인상 사이클 막바지와 자연스러운 인하 기대' vs '하반기 경기 개선과 너무 나간 인하 기대'

현재 주요국들의 국채금리는 대부분 기준금리를 상당폭 밑돌고 있다.

금리인상 중단을 선언한 캐나다 기준금리는 4.5%지만 국채2년물 금리가 3.57%, 10년물 금리가 2.79%다.

금리 역전폭, 인하 기대감 등이 한국을 압도하는 듯한 모습이다.

한국 기준금리는 3.5%, 국고2~3년 금리가 3.3% 내외, 국고5년, 10년 등은 3.2%대 초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크게 밑도는 각국 금리 상황, 역마진 환경 등을 맞아 투자자들은 나름의 평가를 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캐나다 10년 금리가 정책금리를 대폭 밑도는 것은 장기 성장률을 따라 포지셔닝되기 때문"이라며 "인플레 잡기 위해 금리를 대폭 올렸지만 장기금리가 이를 따라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경우 아직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에 역전폭이 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주요국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대폭 밑도는 현상을 글로벌 채권시장 스마트 머니의 관점에서 보기도 한다.

이제 인상 사이클은 거의 끝나고 시기의 문제일 뿐 인하 사이클이 도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접근하기도 하는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ECB와 BoJ가 긴축으로 버티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사이클에 막바지가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세계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 훨씬 아래에 있다. 채권시장이 인플레와 중앙은행을 얕잡아 보는 과잉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역사적으로 채권의 집단지성을 늘 옳은 편에 서 왔다"면서 이번에도 경험칙과 높은 확률에 걸어야 한다고 했다.

소위 '복집들'(BOK, BOC) 쪽에서 금리인상 중단 시그널이 나왔고 앞으로는 바뀌는 큰 흐름에 순응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물론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를 상당폭 밑돌다 보니 '금리 반등시' 장기채 매수 관점, 절대금리 높은 크레딧 채권 매수 등이 낫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의 하반기 금리인하 관점 등을 보면서 갸우뚱하는 시각도 있다.

통화당국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엔 각국 채권시장이 모두 '오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한은의 한 직원은 "시장의 하반기 금리인하 논리는 너무 나갔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경기 침체를 생각하는 논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크게 보면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올해가 침체, 내년엔 회복 예상이다. 채권시장은 너무 나갔다"면서 집단지성이라고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전략적 자기합리화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올해 경기 침체(둔화)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감수한 것 아니냐"면서 하반기 금리인하 논리가 허약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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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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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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