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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BOJ가 다시 쳐올린 채권가격...외인 선물매수 힘 실어준 BOJ

  • 입력 2023-01-18 15: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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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가격이 BOJ 이벤트를 계기로 다시 점프했다.

10년 국채선물 가격이 전일비 100틱 넘게 오르는 등 시장은 다시 흥분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BOJ의 추가적인 정책 변화와 관련해 긴장해 있었지만, '현 수준 유지'에 초점을 둔 정책 발표로 채권 가격이 다시 급등한 것이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오늘 BOJ와 관련한 시장 경계감이 높았다. 그 반작용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이 선물을 사는 데다 일본이 도와주니, 이틀간 밀린 걸 다 회복해버렸다"고 말했다.

■ BOJ, 변신의 한계 드러내...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의 한계

일본 중앙은행(BOJ)은 18일 정책금리를 예상대로 -0.1%로 동결했다.

동시에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치는 0% 부근에서 관리한다"고 공표했다.

BOJ는 장단기 금리조작에 대해 "장기금리의 변동폭을 ±0.50%로 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5%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드 커브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국채 매입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는 "물가안정목표 2%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이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지속할 필요가 있는 그 시점까지 '장단기금리 조작을 포함한 양적·질적인 금융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전망에선 올해 GDP가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1.9%)보다 0.2%p 낮춘 것이다. 내년 GDP는 +1.1%로 전망해 10월(+1.5%)보다 0.4%p 하향 조정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올해 전년대비로 1.6% 상승을 전망했다. 이는 10월 전망과 동일할 것이다. 내년 근원 CPI 전망치는 1.8% 상승으로 제시해 10월(+1.6%)보다 0.2%p 높게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성장률 둔화와 물가 상승의 한계에 방점을 찍은 회의로 해석했다.

B 증권사 딜러는 "이날 회의를 통해 사람들은 'BOJ는 긴축을 강하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긴축의 한계에 방점을 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 경계감을 갖고 맞이한 1월 BOJ 회의..채권 롱에 힘 실어

BOJ는 지난 12월 '깜짝' 정책 변화를 발표하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다.

당시 정책금리는 -0.1%로 동결했지만 10년 금리의 변동폭 허용 범위를 기존 ±0.25%에서 ±0.50%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이자율 시장에 강펀치를 날렸다.

도쿄의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로 치솟으면서 40년래 최고를 기록하고 BOJ가 YCC 정책에 변화를 준 상태여서 이후 시장은 계속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본 뒤 BOJ는 일단 긴축이 아니라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시장의 의혹이 가시지 않자 국채를 대거 매수하기도 했다.

이후 BOJ가 YCC 정책에 변화를 준 뒤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을 한 점, 추가적인 정책 조정까지는 이르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일단 1월 회의에선 소극적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들이 나오기도 했다.

동시에 구로다 총재의 올해 4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변화는 이미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준이어서 계속해서 긴장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계감도 적지 않았다.

결국 적지 않은 경계감을 갖고 맞이한 BOJ 결과는 금리 급락의 재료가 됐다.

아울러 달러/엔은 전일비 2% 넘게 뛰면서 BOJ 통화정책 변화의 '한계'에 초점을 맞췄다.

■ 국내 채권시장 BOJ에 과민반응?

BOJ 이벤트를 통해 10년 선물이 전일비 '원빅' 점프하자 투자자 사이에선 과도하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동시에 불편한 레벨 만큼 수급은 좋다는 점을 고려하기도 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오늘 BOJ 결과에 이처럼 반응하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좀 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심해 보였으나 수급이 좋아 밀리는 데는 한계를 보이는 장"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레벨이 부담스럽지만 북을 채우지 않고 갈 정도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진단도 보였다.

D 증권사 딜러는 "수급이 아주 좋다기 보다는 지금 북을 못 채운 데 따른 여파가 작용하는 듯하다. 일은 총재도 애매하게 나오고, 미국 금리도 급락하니 당황해서 국내 투자자들도 매수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일은 발표의 헤드라인에 집중해 시장이 변화 흐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보였다.

E 증권사 관계자는 "수급 보다는 오늘 BOJ가 현 정책기조 유지로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되치기 당해 채권가격이 뛰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BOJ가 대출과 만기를 조정하면서 정책 변화를 모색하는 부분 등은 눈여겨 봐야 한다"고 했다.

BOJ는 대출증가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 공급요으로 대출부 실행기한을 1년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기후변동 대응을 위한 대상기관을 확대하고 공통담보 자금 공급 운영을 확대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 관계자는 일은의 대출 관련 조치가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수 있지만, 금리정책을 정상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안전판을 까는 것으로 봤다.

한편 역캐리 상황에서 강세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D 딜러는 "국고채 금리 3.3%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유지가 불가능한 레벨"이라며 "금리 레벨이 더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 연일 국채선물을 순매수 중인 외국인은 이날도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2시55분 현재 3년 선물을 7천개 이상, 10년 선물을 3천개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이후엔 구로다 BOJ 총재의 기자 간담회, 이창용 한은 총재의 외신기자클럽 간담회가 잡혀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지난해 5% 이상 고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폈다면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총재는 1월 금통위에 이어 다시금 지난 해에 비해선 한층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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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일본은행의 통화정책방향, 출처: 일본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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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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