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3-02-08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평사들의 증권사 PF 경고...정부의 어쩔 수 없는 PF 지원과 부동산 규제 해제

  • 입력 2023-01-04 13:33
  • 장태민 기자
댓글
0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2021년 주식거래대금이 일평균 27조원으로 불어난 뒤 지난해엔 16조원 내외로 줄어들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확산된 주식붐은 2021년 빠른 속도로 식었다. 그 결과 증권사들의 3분기까지 누적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든 3.6조원으로 축소됐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주식과 ETF 등 집합투자증권 관련 운용손익은 순손실로 전환됐으며, 금리 상승으로 채권운용 관련 손실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국내 증권사의 2022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3조원,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9%에 머무르며 2021년 3분기 누적 순이익 7.3조원, 연간 ROA 1.6%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 여의치 않은 영업 환경...중소형 증권사 재무구조 개선의 어려움

지난해 증권사들은 금리 상승으로 채권·주식 투자에서 고전했으며 개인들의 주식 거래 위축에 따른 수수료 수입도 줄었다.

IB 부분도 하반기부터 가시적으로 안 좋아졌다. 작년 3분기까지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3.7조원 대비 소폭 늘어난 3.9조원을 시현했으나 분기 시계열을 볼 때 상반기 이후 저하되는 흐름을 보였다.

작년 초 LG에너지솔루션 IPO에 힘입어 ECM(Equity Capital Market)부문이 1분기까지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다.

부동산PF 주선 등 영업과 기존투자자산으로부터의 이연수익 인식이 이어져 채무보증 수수료수익 및 금융주선과 자문 수수료수익도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6.3%, 9.7%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발행 관련 수입은 둔화됐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주식시장 부진과 회사채 발행 감소로 인해 ECM·DCM 관련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며 "부동산PF 관련 수수료수익도 부동산 경기둔화가 본격화된 3분기부터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영업 환경이 여의치 않은 만큼 여력이 있는 증권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썼다.

일부 초대형 증권사의 해외 부실자산 회수가 이뤄지는 등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1.9%,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3%로 개선됐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인 곳들은 상황을 개선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윤 연구원은 "4조원 미만의 중대형사의 경우 2022년 상반기까지 브릿지론 등 신규 고위험 부동산PF 확약건을 중심으로 위험인수가 지속되면서 3분기 중 요주의이하자산이 늘어나는 등 자산건전성 저하가 나타났다"며 "22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 1~4조원 대형사의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3.0%,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4%,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의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1.8%,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3%로 저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증권사 영업환경이 빠른 속도로 악화된 가운데 지금은 PF발 위기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 부동산PF발 증권사 재무구조 악화 흐름

나이스신용평가는 3일 "2022년 이후 이익누적 규모가 줄어들면서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연결기준 영업용순자본 규모는 2021년 12월 말 대비 2.9% 증가에 그쳤다"면서 "반면 운용 및 헤지 관련 자산 증가, 우발부채 증가 등 전반적인 위험인수 확대로 총위험액은 같은 기간 9.2% 늘어났다"고 밝혔다.

나이스의 분석을 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사의 경우 영업용순자본은 3.9%, 총위험액은 8.6% 증가했다. 자기자본 1~4조원 규모 대형사의 경우 영업용순자본은 1.4% 오히려 감소한 반면 총위험액은 10.8%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자본적정성 저하 폭이 더욱 큰 모습이었다.

2022년 9월말 연결기준 조정순자본비율은 초대형사 180.0%, 대형사 276.3%, 중소형사 271.1%를 나타내며 2021년 12월말(초대형 187.9%, 대형 308.6%, 중소형 302.2%) 대비 저하추세가 지속됐다.

지난해부터 금리 급등 속에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증권사들의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이 커졌다.

이런 어려움을 감안해 지난해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매입확약을 제공한 유동화증권을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경우 위험값을 32%로 적용하도록 순자본비율 산정기준을 2023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러나 "PF채무보증건의 확약 실행이 늘어나고 유보되는 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임을 감안할 때 순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도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스는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여력이 열위한 증권사일수록 기초자산이 고위험 사업장인 비중이 높아 부동산 관련 자산부실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에 크게 노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F사업의 특성상 부실 인식이 이연되다가 일시에 인식되거나 PF사업장간의 부실 전이로 인해 동시에 악화되는 경우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자금시장을 여유있게 관리해 주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도 유지되고 있다.

증권사 우발부채의 상당부분이 PF ABCP로 구성돼 있는 가운데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될 경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ABCP 차환 가능성이 떨어져 우발부채가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국융당국이 위험에 대비해 펜스를 쳐 줬으나 신평사들은 관련된 리스크 요인을 유념해서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이스는 "2022년 10월 이후 금융당국이 실행한 일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에 힘입어 단기신용등급 A1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2023년에도 높은 금리수준과 이미 발행한 PF ABCP 규모, 크레딧 경계감으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시장 안정화 조치 효과, 크레딧 라인 추가 확보, 계열을 통한 지원 등 유동성 위험 완화 요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 케이프證, 등급 하향 경고

한국신용평가는 연말인 29일 수시평가를 통해 케이프투자증권의 Issuer Rating(원화 및 외화 기준)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등급은 A2+를 유지했다.

당시 한신평은 등급 전망 변경 사유로 △ 사업기반 및 시장지위 약화 △ 이익창출력 저하 △ 위험 익스포져 증가로 인한 자본적정성 저하 흐름 등을 제시했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케이프투자증권이 부동산 관련 주선 및 자문, PI투자, 자기매매 및 운용 등으로 영업을 유지했으나 시장 지위가 약화되고 최근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저조한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위험 익스포져 증가와 직접투자 성과 변동 가능성 등도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업안정성, 수익성, 보유자산 손실가능성, 자본적정성 등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안정성이 약화되거나 투자자산 손실 확대로 영업순수익 커버리지 115%를 하회하는 등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경우, 자본적정성이 훼손돼 규제 기준 레버리지가 8.5배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거나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 등이 저하될 경우 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키우고 리스크 관리로 수익성, 자본적정성을 높여 시장 지위를 올릴 경우 등급전망이 다시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2,600억원의 소형 증권사다. 지난해부터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올해는 위험 익스포져 증가에 따른 자본적정성 저하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 2023년, 위로가 되는 부분과 쉽지 않은 환경

올해 금리가 작년처럼 급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향 안정될 수 있을지엔 의문 부호도 달려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PF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우발부채의 현실화 가능성에 긴장해야 한다.

사실 몇몇 증권사들은 지난해 금리가 급격히 오르기 직전에 PF 관련 위험을 크게 키웠다.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단기간에 위험인수 비중을 늘렸던 것이다. 브릿지론, 후순위, 고LTV 등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부동산PF 확약건 비중을 높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고 금리가 급등하자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9월말 현재 국내 24개 증권사(유효등급 보유 증권사)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채무보증, 대출채권, 사모사채, 지분증권, 부동산펀드 및 리츠)는 51.9조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1.7%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해외 익스포저는 2021년 대비 2022년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초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 익스포저 비중이 36.4%로 높아 국내 24개 증권사의 해외 익스포저 비중은 30.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부동산은 초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진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위험한 대출을 취급하는 것처럼 작은 증권사들은 좀더 위험을 지고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작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의 브릿지론 비중은 32.1%, 자기자본 1~4조원 대형사는 24.8%,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사의 18.4%다. 중·후순위 비중 역시 중소형사는 70.4%, 대형사는 58.9%에 달하는 반면 초대형사는 33.8%다.

작은 증권사들은 자본력의 한계 등으로 고위험 사업장 영업을 확대하고 자본 확충에 상응하는 수익 제고를 추구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중소형사 재무안정성 리스크가 커졌다.

나이스는 "작년 4분기부터 차환실패 등으로 확약실행이 늘어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 금융비용 증가, 분양경기 저하 등으로 기초자산의 부실화가 본격화되는 경우 자산건전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정부당국, PF ABCP 우려하면서 전환 상품 신설...부동산 규제, 예상 대로 대거 해제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가격은 급락하는 중이다.

최근 수년간 폭등했던 주택가격이야 내려갈 수 있지만, 한국경제 차원에선 부동산이 거래 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파트 시장에선 여태 본 적이 거의 없는 거래 절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당국도 일단 '거래를 살려야' 내수 경기 위기를 모면할 수 있기에 상당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해가 바뀐 뒤 곧바로 국토부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책과 부동산 PF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토부는 전날 "자금시장 경색으로 PF-ABCP 등 단기증권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위해 장기대출 전환 보증상품을 1월부터 신설해 사업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착공단계 사업장은 10조원 규모의 PF대출 보증을 공급해 공사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도 5조원 규모의 보증을 1월부터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건설사, 증권사 등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위기를 감안할 때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또 사실상 죽어버린 주택시장의 수요를 확충하기 위해 각종 규제도 예상대로 폐지하거나 완화한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해제를 추진하고 전매 제한도 수도권은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비수도권은 4년에서 1년으로 3월부터 완화하기로 했다. 수도권 분상제 주택에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도 폐지하기로 했다.

현행 12억원 기준인 중도금 대출 보증 분양가 상한 기준, 특별공급 배정 분양가 상한 기준(투기과열 9억원)도 폐지하기로 했다. 즉 3월부터는 분양가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올해 상반기 중엔 처분조건부로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에 부과되는 기존주택 처분 의무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파트 매입형 장기(10년) 등록 임대도 부활시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몇년간 이어진 세금·대출 규제가 집값을 폭등시켰는데, 작년부터 금리가 폭등을 하니 시장 거래 자체가 죽어버렸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반시장적 조치로 이 사단이 났는데, 일단 이를 원상복구하는 것은 당연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높아진 금리 때문에 매수 심리가 얼마나 살아날지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한국신용평가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NICE신용평가

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